2026.09
YANG
- Project
- 양 · AI 영화제 최우수상작
- Type
- 애니메이션
〈YANG〉은 양 떼와 자연 풍경처럼 익숙하고 평온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음악은 화면의 인상을 그대로 따라가거나 장면을 아름답게 보완하는 대신,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과 관객이 실제로 느끼는 감각 사이에 간격을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친숙한 이미지 안에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서서히 축적되도록 하는 것이 스코어의 중심이었다.
화면과 음악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놓고, 익숙한 이미지가 낯설게 느껴지는 거리를 만들었다.
음악은 현악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선율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제한된 음정과 길게 유지되는 보잉, 미세하게 어긋나는 화음을 사용했다. 현악기가 가진 따뜻하고 유기적인 성질은 남겨두되, 안정적으로 해소되는 진행을 피하면서 관객이 감정의 방향을 쉽게 판단하지 못하도록 했다.
양과 자연을 다룬 화면에는 서정적이거나 목가적인 음악이 자연스럽게 예상될 수 있다. 이번 작업에서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대신, 이미지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 음악을 배치했다. 화면이 편안하게 보일수록 음악은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머뭇거리며, 시각적 평온함 아래 다른 상태가 존재하는 것처럼 들리도록 했다.
현악기의 표현에서도 매끄러운 합주보다 활이 현에 닿을 때 생기는 마찰과 불균일한 배음에 집중했다. 음이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다음 음이 겹치거나, 서로 가까운 음정이 길게 유지되도록 해 명확한 불협화음보다 해소되지 않는 긴장을 만들었다. 강한 충격 없이도 작은 음정 차이가 장면 전체의 온도를 바꾸도록 설계했다.
장면의 움직임을 모든 박자와 악센트로 따라가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양 떼의 반복되는 동작이나 화면의 전환보다,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의 심리적 거리가 바뀌는 순간에 음악이 반응하도록 했다. 이미지가 익숙한 패턴을 유지할 때도 현악기의 밀도와 음정 간격은 조금씩 달라지며 내부의 불안을 축적한다.
완성된 스코어는 이미지의 의미를 강화하는 일반적인 반주에서 벗어나, 화면과 관객 사이에 새로운 해석의 간격을 만든다. 〈YANG〉에서 현악기는 감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장치다. 시각적으로는 평온하거나 단순해 보이는 장면에 의도적인 거리와 불균형을 더해, 작품 안에 숨어 있는 불편함을 드러낸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