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
BUTTERFLY
- Project
- BUTTERFLY
- Type
- 실내 전시 · 미디어 아트
BUTTERFLY는 자개로 표현된 나비의 움직임과 표면의 반사광을 따라가는 아트 필름이다. 음악은 나비를 가볍고 아름다운 선율로 묘사하기보다, 오래된 재료의 단단함과 화면 안에서 빛이 이동하는 속도를 소리로 바꾸는 데서 시작했다.
나비의 움직임을 선율로 따라가기보다, 자개 표면이 빛을 밀어내는 속도를 소리로 옮겼다.
도입부는 저역 드론과 거친 표면 노이즈로 오래된 공간의 깊이를 만든다. 이후 고대 악기 계열의 짧고 건조한 플럭 현악기와 숨결이 섞인 관악기, 낮은 가죽 타악이 들어오며 중고역과 스테레오 폭을 서서히 연다.
자개의 시각적 매력은 밝은 반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각도에 따라 색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고, 단단한 표면 안에서 여러 층의 시간이 보인다. 사운드 역시 한 번에 화려하게 펼치지 않고 거친 저역, 짧은 발음, 얇은 배음이 순차적으로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연주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음과 불규칙한 배음은 제거하지 않고 텍스처로 남겼다. 선율보다 각 악기의 어택과 감쇠 길이로 장면을 구분하고, 발음의 위치를 날갯짓과 반사광 변화에 맞췄다. 나비의 회전과 거리 변화에 따라 타악 밀도와 중역 악기층, 고역 잔향을 조절해 화면의 깊이를 확장했다.
고대 악기 계열의 음색은 전통적인 분위기를 장식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다. 손과 재료가 직접 맞닿을 때 생기는 마찰, 숨, 현의 불균일한 진동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지나치게 깨끗하게 다듬지 않은 발음이 자개의 수공예적 물성과 화면의 추상성을 동시에 지지한다.
51초의 짧은 러닝타임에서는 작은 변화가 곧 구조가 된다. 나비가 회전할 때는 플럭의 위치와 스테레오 폭을 움직이고, 반사광이 넓어질 때는 고역의 잔향을 길게 열었다. 화면이 가까워지는 순간에는 타악의 저역을 압축해 물성의 무게가 갑자기 손앞으로 다가오는 듯한 대비를 만들었다.
완성된 스코어는 고대의 질감과 추상적인 영상 언어를 한쪽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거친 발음과 넓어지는 잔향이 자개의 물성과 나비의 움직임을 동시에 드러내며, 짧은 러닝타임 안에 오래된 시간과 순간적인 빛을 함께 남긴다.
마지막에는 모든 악기를 크게 마무리하지 않고 발음의 흔적만 남겼다. 빛이 화면에서 사라진 뒤에도 잔향과 불규칙한 배음이 짧게 지속되며 오래된 재료의 시간을 환기한다. 나비의 우아함보다 자개가 움직임을 얻는 순간 자체에 집중한 것이 이 작품의 사운드를 다른 아트 필름과 구분한다.